제 10화: 새롭게 시작하려면
2015년은 나에게 무척 뜻 깊은 한 해였다. ‘교사’라는 직업인으로서도, ‘가족’이라는 자연인으로서도 말이다. 무엇보다 내가 세상에 살았다는 가장 확실한 흔적이 될 사랑하는 딸을 얻었다. ‘진짜 행복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고 매일 느끼며 감사하고 있다.
전문가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걸 추구하는 나에게 다양한 경험이 쌓인 한 해이기도 했다. 책을 썼고 꽤 많은 강의를 다녔다. 공부 모임을 운영했고 다양한 분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에듀콜라를 시작했다. 본래 글을 쓰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처음에는 가볍지만 휘발적이지 않은 글의 형태를 만들어 내느라 고생 좀 했다. 지금도 폼과 본성, 그리고 게으름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꾸역꾸역 일 년이 지났다. 참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고 따뜻했다.
원래 거창한 신년 계획이란 걸 잘 세우지 않는 편이다. 용두사미, 작심삼일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온 나를 알기에 괜한 자책과 상처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이다. 대신 ‘올 해 이것만 꼭 해보자.’라는 걸 몇 가지 정한다. 그리고 잊지 않되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용하게도 2015년에 정했던 것은 다 이루어졌다.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했다.’ 견뎌내고 해낸 좀비가 승리하는 법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2015년이 완벽했던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개인적으로 반성을 많이 하게된 해였다. 아쉬움이 그만큼 많이 남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2016년에도 고고씽할 몇 가지를 정하기 위해 한 해를 분석(이라고 쓰고 반성이라고 읽는다.)해볼까 한다. 궤도 이탈을 막기 위해 지금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월은 헤집어보기의 달로 내 마음대로 정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