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샘의 금융교실 프로젝트] 1-3. 교실에 가게가 생겼어요
"교실에 가게가 생겨요"
지난 시간에 수입과 지출을 나누어 교실에 알맞은 금액을 매겨보았습니다. 기본임금 500원에 필수지출 200원을 내고 남은 300원은 한 주 두 주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계속 쌓여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돈(화폐)은 ①물건의 가치를 나타내고, ②교환의 매개물이 되며, ③축적의 기능이 있습니다. '②교환의 매개물 기능'이 잘 이루어지도록 교실에 가게를 만들어서 필요한 것을 소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교실 가게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까요? 아이들은 가게에서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까요? 교실 가게에 대한 시행착오와 팁을 이번 포스트에서 확인해 보세요.
■ 주제 : 1-3. 가게에서 현명하게 소비하기
# 준비물 : 과자, 바구니, 색지
[활동1] 혜택권 아이디어 모으기 (15분)
[활동2] 판매 가격 매기기 (15분)
[활동3] 가게 만들기
[활동1] 혜택권 아이디어 모으기
"500원을 받아 200원을 내고 나면 여러분 손에 300원이 남습니다. 매 주마다 300원씩 쌓이기만 하면 돈이 어떻게 될까요?"
"재미없어져요. / 쓸 일이 없어요. / 소중하지 않을 거예요."
"맞아요.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돈에 쓰임이 있어야 돈이 가치를 가져요. 300원으로 필수 지출 외에도 여러분이 원하는 지출을 할 수 있도록 교실에 가게를 만들 거예요."
와~! 신이 난 아이들,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어떤 가게를 만들까, 교실 가게에서는 무엇을 팔까?
"간식을 팔면 좋겠어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원하는 노래를 듣게 해 주세요."
브레인스토밍으로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모두 칠판에 쓴 후, 현실성 없거나 도덕적,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제외합니다. 얼마나 어느 정도로 할 지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합니다.
"교실에 남아서 공부하게 해 주세요. 방과후 공부권!"
방과후 공부권이라니, 특이합니다. 얘네들.. 왜 이렇게 학교를 좋아하지... 했는데, 알고보니 조용한 환경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재미있고 기특한 아이디어라서 교사로서 내심 이 혜택권이 통과되기를 엄청 기대했으나... 한 아이가 반론을 제기합니다.
"근데 우리가 저걸 혜택으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우리 에어컨이랑 형광등에 대한 전기세, 공부하는 자릿세로 기본 세금을내고 있잖아. 우리가 이미 세금으로 내고, 우리 권리로 누리고 있는 것을 또 혜택권을 사야한다는 건 아닌 것 같아."
예리합니다. 반박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갑자기 똑똑해졌습니다.
[활동2] 판매 가격 매기기
이제 혜택권 가격을 정할 차례입니다. 학생들은 이미 기본임금을 받고, 세금도 내기 때문에 교실화폐의 가치를 어렴풋이 느끼고 있습니다. 5일동안 300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혜택권의 가격을 매깁니다.
"지금 정한 가격이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가게에서 많이 팔리고 인기가 많아지면 가격이 오를 거예요. 이것을 [물가상승] 혹은 [인플레이션]이라고 해요. 반대로 적게 팔리는 것은 가격도 낮아집니다."
펑펑 쓰지는 않도록, 조금 아껴야 살 수 있도록, 가장 쉽고 값싼 것부터 가격을 매기고 나면 나머지는 빠른 속도로 술술 정해집니다. 어른들이 느끼는 [물가]와 비슷하게 우리 교실에도 체감[물가]가 형성됩니다.
[활동3] 가게 만들기
일자리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혜택권 판매원은 혜택권 발행, 판매, 관리 역할을 맡습니다. 혜택권이 생기자마자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혜택권 판매원 자리가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쉼없이 꾸준히 바쁜 직업이 바로 혜택권 판매원입니다.
Tip. 가게를 여는 시각과 닫는 시각을 약속합니다. ①중간놀이 시간 ②점심시간(식사 후) ③학교 마친 후가 좋습니다. 한 번 열 때 5분 내외면 충분합니다.
Tip. 컵라면 5개가 팔리면 50원을 올리기, 자유좌석권 10개가 팔리면 100원을 올리기 등, 판매개수를 정해 두고 다 팔릴 때마다 가격을 올리면 [물가]를 관리하기 쉽습니다.
▼혜택권 양식 파일 링크, 1-3.혜택권 양식, 색지에 인쇄, A4 6분할.hwp
저학년의 경우, 과자 가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학부모님들께 학교 밖에서 군것질로 불량 식품을 사 먹는 문제를 대체할 수 있도록 교실에 간식 가게를 만듦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과자를 기부 받았습니다. 과자의 가격, 양에 따라 위의 사진처럼 가격을 정하고 과자 가게를 차렸습니다.
Tip. 금액은 교실의 물가에 맞추어 정합니다. 학생들이 가장 싼 과자를 하루에 한 개씩 사먹을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일주일 임금 500원, 필수지출 200원인 경우, 가장 싼 과자 가격을 50원으로 잡습니다.
Tip. 과자는 반의 교실 운영비를 사용하거나, 학생들에게 기부를 받아 조달할 수 있습니다. 과자 외에 학용품이나 작은 장난감을 팔 수도 있습니다.
Tip. 되도록 교사자리 근처에 두면, 관리가 더 쉽습니다.
Tip. 과자 봉지를 잘 버리기로 약속합니다. 사탕은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하교 후에 먹기로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학급 과자 가게를 이용함으로써 학교 밖 군것질이 줄어들고, 용돈을 아끼는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