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장 도전기 -1-
차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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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23:15
그래도 나는, 아직은 신규쪽에 가깝지 않았나 싶었는데 임상장학 안한지가 벌써 몇 년 된 것을 보니 이제는 신규라고 생각하는 것도 영 아닌 것 같다. 내 나이만 차는 줄 알았는데 어느덧 내 교직경력도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해서 6년이 되었다. 그리고 2020년도, 올해로 7년차에 접어들었다.
교직 7년차, 보직교사에 임명되었고 따라서 나는 올해부터 부장교사가 되었다.
교직에 대해 잘 모르는 내 첫 대학교이자 일반 종합대 동기들은 어떻게 이렇게 이른 나이에 부장으로 엄청난 승진을 할 수 있는건지 놀랐고, 가족중에도 교직이 전혀 없기 떄문에 소식을 들은 우리 엄마 아빠 남동생은 축하해 주셨고, 동기들은 '아니 어쩌다가....'와 같은 위로를 건냈다.
일반 회사에 다니는 동기들의 기준에는 일개 사원이 갑자기 팀장, 과장이 되는 것 처럼 보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회사 분위기 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회사원인 내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된 내용들로는, 대기업에서 입사하면 받게 되는 직급인 사원에서 그 다음 단계인 대리로 직급이 올라갈 때는 보통 20퍼센트 정도의 연봉 인상이 이루어진다.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데 20퍼센트니 사원에서 대리,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팀장, 팀장에서 부장으로 올라간다면 도대체 얼마의 연봉이 뛴 것일까. 그래서 나보고 한턱 쏘라고 하는 것인가 싶다.
하지만 이 글을 보고 계실 선생님들께서는 알고 계실 것이다. 내 월급은 거의 오르지 않았고 나는 요즘 매일을 허덕이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내가 책임지는 업무들이 많아져서도 아니고, 내가 일을 끝내주게 잘해서도 아니다. 다만 나에게 경험치가 쌓인 까닭이다.
바로 학교라는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 추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학생으로 다닐 적 바라보았던 학교의 모습이, 지금 교사의 모습으로 볼 때와 다르 듯이, 담임교사의 입장에서만 보던 학교와, 업무에 대한 기획 및 실행 의무를 가지고 바라보는 학교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 삶에서 학교라는 장소, 사회 생활이 차지하는 부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 학교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것은 분명 나에게 경험을 통한 성장이라 생각한다.
(요즘의 내 자리, 듀얼모니터 없이는 살 수 없는 요즘.)
아무튼, 야심차게 시작했던 첫 부장 업무는 미래인재부, 즉 과학정보부장이었고 나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학습을 직격으로 맞이했다. 학교 일 척척 해내시는 교무부장님, 연구부장님, 그리고 학년부장님 보면 참 잘 해나가시는데 나는 전체 메시지에서도 파일 빼먹어서 다시 보내기 일수이고, A부터 Z까지 잘 여쭤봐놓고 돌아서서 잊어버리는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다.
부장교사 N년차 경력에 나와 비교도 안될 만큼 업무가 훨씬 많으신 선생님들이 이렇게나 많이 계신데, 이런 글을 써도 될까 싶었지만. 그래도 나에겐 첫 해이니까,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첫 해의 시기 종종 다가올테니 어떤 부분에선 공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덜 부끄러워 하자고 스스로 위로했다. 올해 일년이 어떻게 지나갈 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듯 없는 듯 하게, 학교 멧돌 굴리는 데 뒤에서 아주 조금만 힘을 보태고 싶다. 그리고 학교에서 쌓여길 새로운 경험들은 무엇인지 올해 따끈따끈한 경험과 느낌들을, 가끔 기록해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