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 커가는, 교실농사 -3- 얼마나 자랐나, 기다려지는 월요일.
차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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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12:04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그리고 역시나 등교하기 싫을 월요일
월요일 출근길, 등교길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방법은.
1.학교로 월요일 아침 택배가 오게 하거나
2.학교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나
3.학교에 심어둔 콩이 있거나!
매일 똑같이 찾아오는 월요일이지만,
농사 짓는 식물들 덕분에 아주 조오오오금.
월요병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농자천하지대본 깃발과 함께, 상추, 강낭콩, 토마토, 가지 심은 다음 날 부터.
쉬는 시간마다 땅을 확인해 보지만 싹이 트는 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주말을 보내고 왔더니. 드디어 밋밋했던 흙에 새끼 손톱만한 새싹들이 꼬물꼬물 올라올 때의 그 반가움이란.
하루 지나고 오면, 또 이만큼 자라있는 상추들.
처음엔 이게 무순인지 상추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상추는 싹이 올라왔는데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던 강낭콩 밭에.
드디어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변화들.
평평했던 흙 사이에 올록볼록한 언덕들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매의 눈으로 관찰하는 어린이들.
그리고 드디어.
6교시 끝나고 하교하기 직전 모습을 드러내는 강낭콩 싹.
강낭콩 싹이 올라 올 때 보고 있으면, '으라차차' 흙을 들어올리며 올라오는 느낌도 들어요.
콩들을 보고 '힘내 얘들아' 응원하는 어린이들 볼때면 정말 이럴땐 세상 귀엽기도 하네요.
옆 모듬네 콩은 싹은 났다던데, 우리 콩도 싹이 올라오려나
아침 일찍부터 강낭콩 보러 온 기대에 부흥이라도 하 듯
다음 날, 강낭콩 밭 여기저기에 싹이 올라왔어요.
하루하루 지나고 올 때마다 폭풍 성장하는 강낭콩들. 본잎도 보이기 시작하네요.
상추도 드디어 소복하게 싹이 다 올라왔어요.
교실농사를 진행하며 보이는 어린이들의 모습.
한참 새싹이 날 때는 등교하자마자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밤새 얼마나 컸나 교실 농지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월요일 택배박스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월요일 아침 학교오기를 아주 조금 기다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네요.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 모두 한 해 교실농사 풍년이기를 기원해 봅니다.
다음 농사 일지에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차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