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 커가는, 교실농사 -2- 창의력과 드립의 사이, 이름 붙이기.
차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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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10:19
어떤 것에 애착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 바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길가다 10초마다 하나씩 보이는 경차 모닝이지만 우리'흰둥이'는 괜히 연비도 더 좋은 것 같고
요즘 많이 키우는 강아지 포메라니안 이지만, 우리'샤링이'는 가끔 말도 하는 것 같은 느낌.
이름에서 오는 애착. 그래서 우리 농사 작물들에게도, 이름을 통해 애착을 키워보고자 합니다.
교실농사 세 번째. 우리 학생들의 창의력(드립력)에 감탄하게 되는 시간.
4.이름 지어주기
"자동차 기름은 넣었니?" 보다 "우리 흰둥이 기름 넣었니?"가 훨씬 애정있을테니.
강낭콩들에게 "강낭콩 물 줬니?" 보다 "콩들이 물 줬니?"가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된 이름 짓기.
싹이 나기 시작하면, 모둠별로 콩들에게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모둠별로 우리 '콩'에게 바라는 점을 생각해보며,
'콩'과 관련된 이름들을 생각나는대로 모두 적어보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결정!
아직도 기억나는 2014년 학생들의 놀라운 창의력 (드립력) 강낭콩 이름들.
순서대로 홍콩, 크래용콩, 스카이콩콩, 나콩래옹, 난장이콩, 애니콩. (이때 한참 애니팡이 유행이었네요.)
그 외에 킹콩 알콩달콩 찌찌콩 등등 많았지만
최종 선택된 것들은 요렇게 6가지!
그릐고 지지않는 2017년도 어린이들의 드립.
렛잇콩!
킨더초콩
개콩원숭이
콩푸팬더
푸른바다의 콩전설과 함께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는 핰핰핰 브레이커 콩드레곤
귀엽고 재미있는 이름들을 지어주는 것도 좋지만.
확실히 이름을 붙이고 나니. 애착이 생겨요.
강낭콩 잎이 났어요! 보다, 더 정감가던 우리 '콩드레곤' 잎이 또 자랐어요! 라며 이야기하던 어린이들!
그리고 2017년, 처음으로 시도해본 가지들.
성공률이 낮더라도, 모종보다는 직접 싹 틔워서 키워보자는 교실 농부들의 뜻에 따라.
직접 씨를 뿌렸던 가지들.
결국, '집에가지'가 끝까지 자라 가지 열매도 맺었습니다.
싱싱한 방울토마토의 이름.
벌써부터 케챱이라니............. 장래가 확실한 토마토군요.
차마토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특이한 성을 이용해서 붙여준 애칭입니다.
교실농사에서 가장 수확을 자주하는 피카추 & 라이추 상추들.
학생들의 창의력에 비하면........ 선생님의 창의력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매일 아침, 애정을 갖고 동생 돌보듯 물을 주고 키워주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식물들이 이제는 우리반의 한 구성원이 된 것 같았습니다.
이름도 생겼으니, 앞으로 더 무럭무럭 자라기를!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 모두 한 해 교실농사 풍년이기를 기원해 봅니다.
다음 농사 일지에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차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