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살이] 아이들 취향 저격 똥 그림책 추천 *근본없음 주의*
1초 만에 어린 아이들을 웃기는 방법이 혹시 궁금하신가요?
4살짜리를 키우며 1학년들과 교실살이를 하며 알게 된 비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알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알만한 비밀의 열쇠는 바로바로.......... 똥, 오줌, 코딱지, 배꼽, 엉덩이 ... 등과 같은 원초적!인 것들입니다!!대부분 아이들은 이런 단어들을 듣는 순간 웃음을 터트립니다. 의성어까지 제대로 곁들어주면 배꼽을 잡고 바닥을 굴러다닙니다.
물론 악~하고 더럽다며 얼굴을 찡그리는 친구들도 있지요. 하지만 그런 친구들도 함께 관련 그림책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눈을 반짝이며 몰입합니다. 집에선 꼬마들의 “한 번 더!!!” 지옥에 빠지실지도 모릅니다.
전직 서점직원이자 현 애엄마/초등교사의 백전불패,<아이들 취향 저격 똥그림책 6>을 소개합니다!! (근본없음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1.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똥 그림책 하면 유명한 이 책을 빼놓을 수가 없겠지요?
의외로 똥의 형태와 소리가 리얼해 실감 나게 읽어주면 아이들이 아주 그냥 자지러집니다.
동물들의 모습, 배변 등과 관련한 생태 공부도 할 수 있습니다.
2. 《소미네 똥 가게》 , 퍼시래빗 지음, 라이마 그림, 심윤섭 옮김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처럼 다양한 동물들의 똥 컬랙션을 아이들과 즐겁게 즐기고, ‘간접 맛보기’까지 할 수 있는 책입니다.
반친구들과 교실에서 함께 읽고 싶다며 집에서 친히 가져온 어린이 직접 추천 똥 그림책입니다!!
3. 《똥자루 굴러간다》, 김윤정 글 그림
이 책은 어린이집 다니는 우리집 최고 다독왕이 몹시 애정하는 책입니다.
동네 도서관에서 처음 보고 홀딱 반해서는 갈 때마다 읽더니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저 이 책 사주세요!” 하고 외치던 목소리가 문득 떠오릅니다.
이 커다란 똥자루의 주인공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소녀라는 설정은 왠지 통쾌함마저 줍니다.
남녀평등과 편견 없애기의 관점에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고, 좋은 관점을 지닌 책이라 모두에게 강추하고픈 그림책입니다.
4. 《엉덩이 날씨》, 사카마키 메구미 글 그림, 장현주 옮김
전국 초등학교를《엉덩이 탐정》이 강타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내가 먼저 보겠다고 다툴 정도입니다.
《엉덩이 탐정》의 인기에 엉덩이 모양 얼굴이 한몫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저뿐 아니겠지요?
이런 엉덩이 러버들을 위한 그림책이 여기 있습니다. 바로《엉덩이 날씨》라는 그림책입니다.
하늘에 폭신폭신 엉덩이가 떠다니는 이상한 하루,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다양한 동물들의 엉덩이를 따스하고 귀여운 그림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5. 《똥떡》, 이춘희 글, 박지훈 그림
책 제목과 표지만 보고 반 아이들이 자지러집니다.
“똥으로 떡을 만들다니! 으악~~”
다행히 똥떡은 아이들이 생각한 그런 똥으로 만든 떡이 아니라, 똥통에 빠진 아이의 액운을 몰아내기 위해 빚는 떡을 말합니다.
‘똥떡’이란 제목에 못지않게 재래식 화장실 똥통에 빠진 주인공의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고요.
우리의 잊혀가는 자투리 문화를 토속적인 그림과 더불어 묘사한 똥떡책을 추천합니다.
주의) 실감 나게 묘사된 귀신의 모습이 겁 많은 친구들에겐 조금 무서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는 1학년 친구들도 있어 4살 우리집 겁보양에겐 아직 보류 중입니다.
6.《강아지똥》,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더럽다고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는 ‘강아지똥’도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온몸을 녹여 한 생명을 꽃피우는 강아지똥과 한평생 빌뱅이 언덕 작은 흙집에서 교회 종지기로 살다 가신 권정생 선생님을 떠올리며 읽다 보면 왠지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지금까지 아동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린이에게 꿈을 실어 준다면서 어딘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만을 보여 주었는데, 권정생 선생님은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비록 어둡고 추운 곳이지만 그 곳에도 왕자나 공주 못지않게 따뜻한 영혼을 간직한 수많은 존재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보여 준 것입니다.” -이재복(아동문학평론가)
이 책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똥책 읽기 주간’의 마지막 책으로 《강아지똥》은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예술의 묘미 중 하나는 금기를 넘나드는 것입니다. 한 살씩 나이 먹어가며 점점 더 입에 올리기 어려운 ‘똥’ 같은 단어들, 오늘 하루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마음껏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요?